골목.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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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일상 2018. 10. 2. 11:03
추분이 지나고부터 눈에 띄게 낮의 길이가 짧아지며 밤이 길어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불과 한 달전 까지 이시간이면 먼동이 밝아오는 기미가 보이는데..이제는 아직 어둠이 걷히지 않았습니다.시장길로 들어가는 길을 선택할때면 주로 상인들이 많이 살고있는 골목을 일부러 지나가게 됩니다. 화물차와 리어카 또는 자전거에는 지난 밤 늦게까지 싣고 나르던 물건들이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에 모습을 보이는 곳.길바닥은 작업을 마치고 깨끗이 빗자루질 흔적이 남은 길이 정겹습니다. 작고 긴 골목길을 이리저리 걸으며 맑은 새벽공기에 심호흡을 합니다. 한쪽에는 밝은 가로등 불빛이 밤새워가며 어둠을 밀어내는군요.이제 이곳을 지나면 골목시장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부지런히 발걸음을 합니다. 현재 시각이 새벽 5시...시장길에는 벌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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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청동 일상산책 2018. 8. 30. 18:20
삼청동의 아기자기하고 예쁜 가게들에 시선을 뺏겨서 출출할때 들려보면 좋을만한 곳.윗쪽으로는 북촌의 기와집들이 즐비한데..마침 분위기에 어울린 도심 속에 '한옥카페'가 눈에 띄입니다.'카카듀'에서는 에스프레소, 라테,각종 티.. 그리고 치즈케잌 등 달달하고 고소한 디져트가 여성들의 입맛을 사로잡는군요. 이름도..아니 상호도 참 특색있고 재미있는 곳.. 간판에는 두번째로 잘한다며 겸손하기만 한데, 비록 가게의 치장보다는 전통차와 '단팥죽'이 제일 맛있게 잘하는집.단팥죽의 걸쭉하고 달달하며 깊은 맛이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너무 섭섭할만큼 최고여서 외국인들도 즐겨찾는 곳이라는군요.전통차로는 수정과, 십전대보탕,식혜. 등등 심지어 '십전대보탕'은 100일간 마시면 체질이 바뀐다고 하는 명성이 자자합니다. 이제 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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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산책 2018. 5. 16. 19:40
일주일에 한번은 새벽길을 걸어서 집에 오는데 그럴때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고,낮에는 안보이던 풍경이 보이기도합니다.오늘은 무척이나 추웠던 지난 1월의 골목사진을, 여름의 문턱인 5월중순에 문득 올려봅니다.앞에 천천히 걸어가는 할머니의 허리굽은 뒷모습이 쓸쓸해 보이기도 하지만, 눈부신 햇살은 희망을 주는 분위기로 변모하게 합니다. 아직 골목에 사는 동네사람들은 새벽잠에서 깨어나기도 이른시간인데 벌써 장사를 준비하는 분인지... 조그만 수레에 물건을 부지런히 날라 싣는 모습이 보입니다. 재래시장의 골목도 골목이지요?아직 장사하시는 분들이 가게문을 열기 전 이른 시간이지만 시장을 관리하시는 분은 이미 골목길을 깨끗하게 쓸어놓으셨네요. 이제 곧 물건을 실은 트럭들이 주차하고,리어카에 짐을싣고 부지런히 정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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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머문 자리산책 2018. 2. 21. 10:38
올겨울 동장군의 위력은 정말 대단한 추위와 함께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더구나 도심의 아파트단지에서 느끼는 추위보다는, 오래전에 만나던 풍경처럼... 너무도 익숙해서 기시감을 느끼게되는 오래된 골목길에서 만나는 추위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지붕위로 불쑥 솟아 자라는 겨울의 나목(裸木)은 잘가꾼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다르게, 동네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닮아가는 모양입니다.. 세련되거나 번지르르하지 않아도 얽기설기 뻗어 자라는 나뭇가지를 보면, 아무런 구속도 받지않고 자유로운, 그리고 활력있는 삶을 보여줍니다. 처마밑 벽에 고정된 위성안테나가 여느 영업집의 간판처럼 눈길을 끄는 모퉁이집에서는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릴 것만 같군요. 구불구불한 골목길 어디쯤에는 아직도 한겨울의 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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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西)순라길산책 2017. 11. 21. 11:52
조선시대의 순라꾼들도 어김없이 방범을 목적으로 순라를 돌았다지요. '종묘'의 서쪽담장을 '서순라길'이라고 지정되어 점심나절에 일행과 함께 담장길을 걸었습니다. 9월 하순...가을로 접어드는 시기였는데 아직 여름의 푸르름이 남아있었습니다. 차량은 일방통행이지만 인도와 차도를 반쯤 잠식한..이미 입점한 가내공업하는 곳의 차들이 불법주차되었군요.그리고 인도에는 점포에서 내놓은 짐더미도 있고,자전거도 있어서 거의 걸어다닐 수가 없습니다. 좁은 골목길이 비어있어서 내다보았는데,끝에 보이는 한옥의 대문은 '게스트하우스'인 듯. 찬바람이 몰아치는 11월 하순에 들어서니 이처럼 녹색이 가득한 풍경이 다시금 그리워지기도 합니다.60~70년대에 궁궐 담장길을 걸으면(물론 지금처럼 깔끔하지는 않지만) 매미울음소리도 나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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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끝에 단비일상 2017. 7. 3. 14:36
결국 올해 농사는 포기해야하는가? 물이 바짝 말라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는 거북이 등껍질처럼 쩍,쩍 갈라지고,바라보는 농군은 물론 모든 국민들의 마음도 바짝 타들어가는데... 9년만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줄 정부는 새로운 걸음마를 시작하는 판국에, 정말 안타까워하는 모든 국민들의 염원에 결국 하늘도 감동을 했나 봅니다. 새벽부터 시작된 빗소리에 깨어 마냥 반가워하다가 날이 밝으면서 셔터를 누르기 시작했습니다. 창밖너머로 보이는 전봇대에 복잡하게 얽힌 전깃줄에도 영롱한 빗방울이 대롱대롱~~ 얼마나 기다리던 모습인가! 휴일을 맞아 쉬고있는 차량도, 한가해진 골목길에도 쏟아지는 장맛비에 흠뻑 젖어 마냥 상큼해보이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군요. 앞집 '미령이'도 옆집 '수현이'도 비가와서 밖에서 뛰어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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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 가로등일상 2017. 3. 6. 09:23
우리는 어려운 시국을 힘겹게 살아가느라고 내 주변의 많은 것에 대한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존재 자체를 느끼지 못하고 사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먼저 인용하자면 '우리생활에서 숨을 쉬게하는 공기가 현 생활에서 단 1분만 없어도.. " 란 말은 너무 자주 인용되는 탓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그러나 그외에도 현 생활에서 존재하는 많은 것들을 의식하지 못한채 지나치거나 또는 단 하루라도..아니 잠시라도 없으면 금방 불편한 것들을 생각해 봅시다. 우선 누구나 가지고있는 손전화기..일명 '핸드폰'을 단 몇 분이라도 내 손에 없으면 안절부절..좌불안석... 불안하지요? 또한, 각종 증명서와 신용카드가 들어있는 두툼한 내 지갑을 안 갖고 나오면 "혹시 도중에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 " 하며, 안절부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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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로길의 소소한 풍경산책 2017. 2. 27. 09:42
북촌로길을 걷다가 담은 사진들을 모아,모아서 ... 어린시절 '서태지'가 자란 동네... '소격동' 골목길에 들어서니 예쁜 벽화의 한옥이 손짓을 합니다 ~ Hi '가회동'언덕길을 내려오다가 지붕 수리를 하는 공사장을 비껴서 내려갑니다. 그런데 '낙석 주의'라나요? '기왓장 주의'가 맞을 듯 한데......뭐 주인 맘대로니까 ~ ㅎ '북촌'지역은 보존을 위해 건물의 신,증축법이 어렵게 설정되어있어서, '화동'에는 아직도 일본식 둥근 창문을 가진 건물이 존재합니다. 그늘진 골목에 한쪽으로 치워져있는 잔설(殘雪)도 무심한 듯..살갑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