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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머문 자리산책 2018. 2. 21. 10:38
올겨울 동장군의 위력은 정말 대단한 추위와 함께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더구나 도심의 아파트단지에서 느끼는 추위보다는, 오래전에 만나던 풍경처럼... 너무도 익숙해서 기시감을 느끼게되는 오래된 골목길에서 만나는 추위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지붕위로 불쑥 솟아 자라는 겨울의 나목(裸木)은 잘가꾼 정원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다르게, 동네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닮아가는 모양입니다..
세련되거나 번지르르하지 않아도 얽기설기 뻗어 자라는 나뭇가지를 보면, 아무런 구속도 받지않고 자유로운, 그리고 활력있는 삶을 보여줍니다.
처마밑 벽에 고정된 위성안테나가 여느 영업집의 간판처럼 눈길을 끄는 모퉁이집에서는 순수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릴 것만 같군요.
구불구불한 골목길 어디쯤에는 아직도 한겨울의 추위가 웅크리고 있을 것 같은 막연한 상상을 해보면서...
곁으로는 으리으리하고 번쩍거리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의 본 모습을 볼 기회가 생긴다면, 대부분은 일반적인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듯이,
반대로 낡고 초라하고 춥게만 느껴지는 골목길 동네의 사람들은, 오히려 마음이 따스하고 순수할 것만 같다는 생각은 사실과 크게 빗나가지는 않더군요.